여성문제와 인종문제는 같을까요.
다시 한 번 읽어봅시다.

여성문제와 인종문제, 같은 차별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여성문제로 남자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차별이 사라지기 때문일까요? 물론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이유를 천천히 알아보시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여성문제가 대두된 때가 언제일까요? 여러 가지 사건이 많지만 지금도 활발히 토론이 되고 있는 것은 군 가산점입니다. 1999년 헌법재판소의 군 가산점 폐지 이후부터, 임신출산-군대논쟁, 김신명숙사건, 월장사태 등 군대와 관련해서 페미니스트의 주장이 공격을 받고 있는 중이지요.

군 가산점문제는 인종문제와는 다릅니다. 예를 들어서 설명해 보지요. 예전에 백인은 흑인을 노예로 부렸습니다. 그런데 흑인이 자유를 얻게 되었습니다. 자유를 얻게 되면 노예생활을 하는 것에 비해서 좋은 점이 많지만 나쁜 점도 있기 마련이지요. 그 나쁜 점을 하나 든다면 자기 자신이 스스로 벌어야 먹을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지요. 그런데 흑인이 만일, 자신은 차별받았으니 예전에 백인 주인이 자신을 노예로 부렸던 때처럼 먹을 것을 계속 공급해 주어야 한다고 우기면 어떻게 될까요? 그런 흑인이 진정한 자유를 원한다고 할 수 있을까요?

군 가산점과 관련하여 여성들이 보이는 반응이 이렇습니다. 여성들이 차별받았다고 생각한다면, 그리고 그것을 개선하고자 한다면 자신들이 가져야 할 권리도 획득해야 하지만 그에 따르는 의무도 이행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남자들에게 보호의 대상이 되는게 싫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왜 국방은 남자에게 시키려고 하는 것일까요?

군 가산점이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고, 전체 남자에게 돌아가지 않는 혜택입니다. 하지만 그걸 군 가산점을 박탈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여성들이 핑계로 댈 수 있는 내용은 아닌 것입니다. 여자분들 성희롱 싫어하시지요. 성희롱을 한 사람이 '그런 것 가지고 뭘 그러냐.'라고 우기면 더 싫으시겠지요. 다른 사람이 피해를 입은 남자에게 그렇게 위로할 수는 있지만 피해를 준 당사자가 그런 말로 무마하려고 하면 더 가증스러운 것입니다.

여자들이 진정한 평등을 원하지 아니하고, 자신이 받아야 할 권리만 받아가려고 하고, 자신이 행해야 할 의무는 행하려고 하지 않으려는 것이 바로 지금 여성문제가 남성들의 질타를 받고 있는 원인입니다.

남자의 문제는 국가에 항의하라거나, 남자의 문제는 남자 스스로 해결하라고 하면 당장은 편할 것입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남자들도 동의할 수 있는 주장을 페미니스트가 하지 못한다면, 페미니즘의 미래는 밝지 못합니다. 남자들과 충분히 합의할 수 있는 사안을 힘으로, 즉 표 대결을 하자고 나서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지금은 여성부도 있고, 대통령도 페미니스트 편을 들어주니까 좋겠지만, 지금의 대통령과 같은 사람이 언제나 당선되는 것은 아닙니다. 당장 남자들 표를 의식해서 군 가산점 재부활 주장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본인들 주장은 본인들이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표 대결로 가서 진다면 그 대가를 치를 준비도 해야 할 것입니다.
by teferi | 2007/06/14 22:26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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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LaJune at 2007/06/15 09:31
솔직히 다수의 남자에게 보상도 되기 힘든 군가산점 같은 것 보다는 여러 다른 분들이 언급한대로 세금을 감면한다거나 공공요금을 감면한다거나 기타 생활에서 실감할 수 있는 혜택을 주는 편이 진정한 '보상'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이 부분에서 의무는 보상을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분이 나온다면 난감입니다만;
헌데 다른 부분 또 짚어보고픈게 있어요. '국방의 의무'에 속하는 '병역의무'가 남성에게만 지워진 것이 사실입니다만 여자가 군대에 가야지만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것은 아닐 겁니다. 국방의 의무를 수행할 수 있는 다른 부분도 있을터인데 이 부분을 하려들지 않는다고해서 '권리만 받아가고 의무는 행하지 않는다'는 말씀을 하시는 건 오류인듯 싶네요.
그리고 병역에 대한 불공평 처우는 '국가에 항의'하는 것이 맞는 것 아닐까요. ^^; 그거 남자만 항의하는 거 아닙니다. 불공평한 처우를 받은 남자들의 어머니와 여동생(혹은 누님)과 부인들도 같이 하고싶어 합니다.
Commented by teferi at 2007/06/15 17:18
LaJune/저도 여성들이 반드시 군대가기를 바란 것은 아닙니다. 다른 방법으로도 국방의 의무를 수행할 수 있으면 그렇게 할 수도 있지요.
병역에 대한 불공평 처우는 일차적으로 국가에 항의하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페미니스트에게 항의하는 것도 타당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죠. 자기 권리만 쏙 챙기고 '너희들 권리는 너희가 알아서'라는 식의 태도는 분명 잘못되었습니다.
Commented by JHY at 2007/06/16 20:18
흑인이 만일, 자신은 차별받았으니 예전에 백인 주인이 자신을 노예로 부렸던 때처럼 먹을 것을 계속 공급해 주어야 한다고 우기면 어떻게 될까요? <--우기지 않았음에도 백인이 먼저 나서서 공급해 주었습니다. 전세계에서 할당제를 실시한 건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으로서 여성과 유색인종에 대한 할당제를 실시했죠. 즉, 과거의 차별로 인해 현재에도 구조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음을 인정하고 일종의 보호책을 시행했다는 겁니다. 여성이 현시점에서 병역 혹은 대체되는 모종의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면, 이 조건이 만족되어야 합니다. 병역과 별개로, 여성은 현재 남성과 동등한 위치에 있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아니면 알게 모르게 작용하는 불리점이 있습니까. 현재 부와 명예의 대부분은 남성의 것인지요 아니면 여성의 것인지요. 또래의 여성을 보며 본인들이 군대가는 동안 편하게 놀고 먹는다는 생각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여성이기 때문에 남성이 생각지도 않는 경험들을 해야합니다. 그것은 비단 생물학적인 것 뿐 아니라 사회적인 것도 있으며, 이중에는 과거의 잔재가 현재에 남아 발생하는 부분이 큽니다. 이상황에서 "그만큼 챙겼으니 이제 의무를 해라"라고 하는 건 여성의 입장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데서 생기는 피해의식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Commented by NHK에 at 2007/06/18 05:31
jhy/ 글쎄요 제가 보기엔 어느 각도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른것 같습니다.

님 글중 "또래의 여성을 보며 본인들이 군대가는 동안 편하게 놀고 먹는다는 생각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여성이기 때문에 남성이 생각지도 않는 경험들을 해야합니다." 이 부분이 잘 말해주듯, 반대로 생각하면 여성들은 남성이 어느방면에선가 상대적 이익을 보는걸 보곤 "남자들은 세상 참 편하게 사는구나! 부럽다" 하고 생각할수 있겠지만 그러나 그들은 남성이기 때문에 여성이 생각치도 않는 경험들을 해야하는겁니다. 군대는 바로 그런 경험중 하나이고요. 그리고 이 관점에서 보면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은 피해를 보고 살아왔다는 논리도 허무해지고요.

왜 동등한 위치에 있느냐 없느냐 하는 문제를 병역의 앞에 세우는 걸까요? 병역(넓은 의미론 위에 말한 남성의 특수한 경험)을 앞에 세우고 동등한 위치를 뒤에 세우는건 안될까요? 남이 자길 이해못한다고 불평하기에 앞서 자신은 남을 이해하기 위해 충분히 노력하고 있는가를 먼저 생각할 줄 아는사람이 멋진 사람이겠죠 :D
Commented by Moonseer at 2007/06/18 05:35

군 가산점 제도 폐지가 여성이 남성에게 준 피해라고는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애초에 제도 자체에 모순이 있었던 거라고 생각합니다.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국민을 동원해서 병사력을 보충하는 방식을 50년이 넘도록 고집해온 것에도 문제가 있고, 국가의 필요에 따른 강제적 동원이라는 본질을 가산점 제도로 무마시키려고 했던 것에도 문제가 있지요. 병역을 이행한 자에게 메리트를 주면 이행하지 않는 자, 이행할 수 없는 자에게 반사적 피해가 간다는 걸 고려하지 않은 건 분명 정부의 잘못입니다.

제일 근본적인 문제는, 직업병 제도로 필요한 군사력을 유지하기에 한국이 너무 가난하거나, 애초에 그런 방식으로 제도를 변경할 의지가 정부 측에 없었다는 것 아닐까요.
Commented by NHK에 at 2007/06/18 05:38
그리고 기분나쁠지도 모르겠지만 쓴소리 하나 하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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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챙겼으니 이제 의무를 해라"라고 하는 것을 여성의 입장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데서 생기는 피해의식으로 받아들이는 것 또한 반대로 보면 남성의 입장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데서 생긴 피해의식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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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y님이 여기 다시 올지 안올지도 모르겠고, 윗 말은 그저 꼬아놨을 뿐인 말장난처럼 들리지만 만약 본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 주십시오.

이곳 이글루 주인님, 초면에 실례가 많았습니다 ^^

Commented by Moonseer at 2007/06/18 05:42

단순히 남자와 여자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유가 뭐든 사회 안에 희생을 치르는 사람과 치르지 않는 사람이 있는데, 사회가 희생을 치르는 사람에게 대가를 제공하기 위해 희생을 치르지 않는 사람에게서 권리를 거둬들여 희생을 치르는 사람에게 주어도 괜찮은가의 국가 운영 원칙 문제에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국가는 노동권 상에서의 평등이라는 가치가 병역이라는 희생을 감수하는 국민에 대한 보상이라는 가치보다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서 가산점 제도를 폐지한 게 되고요. 결국 어느 것도 개인의 권리보다 사회의 이익이 더 중요하다는 가정 하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라 상황을 개선하려면 누구에게 뺏아서 누구에게 주느냐가 아니라 빼앗는 걸 줄이거나 부담을 공평하게 나눌 길을 찾아야 하는데, 거기 적합한 방식이 없는 거겠지요.

실례했습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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