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보는 명분과 절대적인 선악은 이렇습니다.
어제 받은 공개질의(?)
 아담 스미스가 개인간의 거래가 서로에게 이익이 된다는 것을 밝혔듯이, 국가간에도 서로간의 이익이 되는 일종의 거래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한 상호 호혜관계를 늘리는 것은 선, 줄이는 것은 악이라고 봅니다. 사실 아담 스미스가 이러한 관계를 밝히기 전에도 인간은 여러 가지로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행동을 해 왔습니다. 국가가 바로 이러한 상호 호혜적 관계를 제도로 만든 것입니다. 내가 다른 사람을 때리는 권리를 포기하고 다른 사람이 나를 때리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 이것이 바로 국가가 있는 이유가 아니겠습니까. 물론 모 국가에서는 헌법상 총에 맞아죽을 권리를 보장하고 그 이상한 권리를 지켜야 한다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말이죠. 모든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맞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공통된 이해관계가 법과 제도로 나타나고, 그에 따라서 서로가 서로에게 이득을 주는 계약을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호 호혜관계는 현대민주국가에서만 나타난다고 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과거에 불공평한 관계에서도 상호 호혜관계는 나타났습니다. 중세에 영주 밑에 들어간 농노가 그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자신의 자유와 권리를 포기했지만, 어쨌거나 스스로를 지키는 책임을 지고 자신이 농사 지은 것을 도적떼들에게 약탈당하는 것보다는 나았기 때문입니다. 맑스주의자들은 국가를 계급의 지배도구로 보았지만, 서로의 장기적 이해를 반영하지 않은 제도가 오래도록 영속할 수는 없는 법입니다. 또한 한번 계약을 맺은 것으로 끝나지 않고 그 계약이 지속적으로 수정되어 마침내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라는 제도가 나타나게 된 것도 역시 인간 공통의 이해를 반영하였기 때문입니다. 봉건제도는 영주에게 농노를 거느릴 권리를 주었지만 다른 영주에게 정복당하거나, 농민반란에 시달리거나 할 수도 있었습니다. 왕정제도도 역시 지배를 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지배를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굳이 혁명이라는 사건이 있지 않더라도 과거 봉건제도나 왕정제도는 그 제도하에서 당장 피해를 보는 사람뿐만 아니라 이익을 보는 사람까지도 장기적으로는 손해였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정치제도로 발전한 것입니다. 내가 남을 강제적으로 지배하지 않는 대신, 남도 나를 강제적으로 지배하지 않는 제도. 내가 남에게 무언가를 받으려면 내가 남에게 그만큼 무언가를 해주어야 하며 남도 역시 내 것을 강제적으로 가져가지 못하고 내가 원하는 것을 해줄 것이라는 제도. 그러한 제도의 성립은 큰 이익을 보는 것보다 큰 손해를 보는 것을 싫어하고 내가 남에게 맞추는 것보다 남이 나에게 맞춰주는 것을 좋아하는 인간의 본성을 반영한 인류의 진보인 것입니다.

국가도 역시 마찬가지로, 서로가 서로에게 군사적 위협을 가하는 것보다 서로가 서로에게 군사적 위협을 가하는 것을 포기하고 군사력에 호소해서 얻는 것보다 상대방 국가가 원하는 것을 제공하고 자기 국가가 원하는 것을 얻어가는 관계가 더 진보된 것입니다. 왜냐하면 어떤 국가도 군사력에 의한 위협이나 군사력에 의한 약탈을 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러한 장기적인 전망이 당장 실현되는 것은 아닙니다. "평화를 원하면 전쟁을 준비하라."는 명제는 아직 유효합니다. 하지만 분명히 역사는 그러한 방향으로 발전되어 왔으며, 개인단위로 국가라는 제도를 조직하여 서로의 이해를 충족시켰듯이 국가단위로도 서로의 이해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도가 역시 등장할 것입니다. 브렌트 스코크로프트 장군의 온당한 제안에서 서술한 것처럼, 핵을 가진 나라도 그 기득권을 유지하려면 핵을 가지지 않은 나라가 원하는 것을 해 주어야 하고, 핵을 가지지 않은 나라도 힘으로 핵무장을 금지당하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인 동의에 의해 핵을 포기하는 관계가 형성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제안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 바로 상호 호혜관계로 발전하려는 역사의 동력을 잘 나타내주고 있는 것입니다.
by teferi | 2007/01/23 16:10 | 정치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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